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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기/39호(2012.08)

[짜투리 인터뷰]자기를 찾는 것과 사회 속에서 나를 찾는 것

[짜투리 인터뷰] 

자기를 찾는 것과 사회 속에서 나를 찾는 것

채희완 민족미학연구소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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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2년 7월 7일 오후 3시  /장소 : 부산민족미학연구소  /참석 : 배인석(인터뷰어), 조동흠(글 정리), 이장수(사진)

 

 

민족미학연구소는 1993년도에 시민강좌로부터 시작했어요. 민예풍, 풍수, 연행분야, 미술, 음악 등의 교육프로그램이 당시에는 젊은이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새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해줬고, 그것이 기틀이 되어서 그 당시의 현실적인 문제를 문화와 예술과 연관해서 풀어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의가 있었습니다. 학문, 예술작업, 사회운동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관심을 둔 사람들이 모여서 학술활동, 문예사업, 시민교육사업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사단법인으로 공식 등록되었습니다. 미적 시각이 오늘날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이에 대한 이론체계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11년에 학술적인 면이 중심이 된 한국민족미학회를 발족하였습니다.

 

 

전통사회의 민족적 미의식, 감수성 등을 이야기하면 오늘날 젊은이들의 정서와 떨어져 있다고 보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2002년 월드컵의 열기나 촛불집회의 열기는 우리 민족 특유의 신명이나 열정을 재발견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불행히도 90년대 2000년대를 지나온 젊은이들 특히 대학생들은 자기 삶을 사회의 변화와 연관시키거나 실천적으로 뛴 적이 없어서 앞으로 어려운 처지를 많이 당할 것 같아요. 사회가 점점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고, 퇴행적이고 편파적인, 억압적인 구조로 갈수록 거기에 대해 대항하지 못하고 거꾸러지거나 회피하거나 굴복하기 쉬울 것 같아서 굉장히 안타깝고 우려되는 바가 있어요.
자기를 찾는 것과 사회 속에서 나를 찾는 것, 그야말로 삶의 전체상 속에서 생명에너지의 유통과정 속에서 내가 사는 것, 이런 것에 대해서 조금은 실천적인 습득, 몸을 통한 습득이 필요하고, 몰두하고 매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21세기는 문화와 상상력과 감수성과 영감의 시대라고 이야기해요. 가상이 현실화되는 시대라고도 하고. 하지만 실제 삶의 방식에서는 자기 연출의 시대예요. 전에는 흠모하거나 쫓아가기 마련인데 지금은 자기가 실현해 버리잖아요. 자기가 물품을 선택하고, 아니면 폐기처분을 하고. 자기의 주관과 자기의 실천적 결단이 자기화되어 있는 근사한 시대에 사는 것 같아요. 봉건사회는 나라고 하는 것이 도저히 힘을 발휘할 수 없었고, 근세도 계몽의 틀 속에서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가치관이 장악했던 시기인데, 현대로 와서는 개인의 문제가 개인으로 국한되면서도 좋은 점으로서는 자기가 자기를 판단할 수 있죠. 그렇지 않게 되어 있는 경우들이 그 못지않게 많다는 거죠.

 

20대에 취직들이 안 되가지고 절망한다기보다는 어떤 의미에서는 자기 계발이 안 되게 되어 있는 형편에 놓여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 거죠. 그런 점에서 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서 자기 결단뿐 아니라 사회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될 때라고 생각해요. 8, 90년대 사회운동하고는 또 다른, 생기발랄한, 자기 거를 자기가 스스로 챙기고 누리는 속에서의 사회적 실현, 이것을 같이 생각하고 몸으로 실천해주는 방식으로 문화적인 것을 활용하고, 찾아내 주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