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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예술가 에프 씨!>
셔터로 입에 풀칠하기!
글 : 구태희(청년예술가대변인) kttk199@gmail.com
일러스트 : 이희은 eunillust@naver.com
비싼 돈 주고 영화 보러 갔더니 하라는 영화는 시작 안 하고 광고만 줄기차게 내보내고 있고, 한 광고에선 디에스엘알이 가족을 이어준다는 지랄․병신․염병하는 이야기를 해댄다. 내가 사진으로 입에 풀칠하고 있다 보니 디에스엘알 광고에 민감한지 모르겠지만 무슨 디에스엘알이 가족을 이어준다는 건지 도통 이해가 안 간다. 그럼 똑딱이는 가족을 짤라 먹냐? 요즘은 티비나 잡지나 온통 디에스엘알 광고로 도배되어 있고, 개나 소나 디에스엘알을 들고 다닌다. 기분이 나쁘다면 정정하겠다! 개님들~ 소님들~ 근데 말야! 그런데 말야! 왜 모터쇼에만 가면 카메라 들고 바글바글거리는 거냐고? 레이싱걸 말고는 찍을 게 그리도 없디? 머, 레이싱걸 찍어서 소고기를 사 묵겠나! 그냥 다들 알~딸딸들 하겠지? 그렇지?
국민을 사진사로 만드는 나라! 기업?
언제부터인가 카메라를 메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다대포나 을숙도에서 낙조를 찍는답시고 온통 삼발이 들고 움직이고 있고, 광안대교 불꽃 함 찍어볼라꼬 호프집 야외 테라스를 10만 원씩 주고 예약을 하는 미친 것들이 늘고 있다는 거지.
그뿐만이 아니야!
며칠 전 결혼한 친구가 디에스엘알은 신혼 필수품이라 말하더군. 지랄! 아내와 아이들 사진을 예쁘게 찍으려면 디에스엘알이 필요하다고 말하더군. 병신!
니들은 광고에 속고 있는 거야!!! 아이들의 매 순간순간 행복한 모습을 남긴다는 광고에 현혹되어서는 디에스엘알만 있으면 사진이 잘 나온다는 이상한 상상력들을 발휘하고 계신 님들아! 정신 차리라고! 막 그냥~ 셔터만 누른다고 그게 사진인가? 아무 생각도, 아무 느낌도 없이 찍는 사진이라면 구지~ 디에스엘알이 아니라 핸드폰으로 찍으셔!!! 수십 번 셔터 누르면서 잘 나와도 그만 안 나와도 그만인 그런 사진은 개발, 새발로 찍어도 똑같다구! 그리고 더 내가 열 받는 건 사진 찍는 인구는 늘어나는데 사진집 판매는 더 줄어들고 있어! 레이싱걸 찍는 애들은 늘어났지만, 교양수준은 하향평준화로 나아가고 있다는 거지. 머 사실. 나도 써억~~ 교양은 없지만. 그래도 사진기 들고 다니는 최소한의 똥 매너라는 건 있잖아! 안 그래??? 그보다 니들 디에스엘알이 무슨 뜻인지는 아니???
손가락 빠는 사진작가로 살아가기!
작가라 함은 예술품을 창작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하고, 사진작가라 함은 예술 활동으로서의 사진을 찍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국어사전에는 말하고 있더군! 국어사전은 위대해! ㅋㅋㅋ 쉽게 말해서 사진으로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란 거지! 근데 말야! 사진작가라는 게 무지하게 종류가 많거든. 또 요즘은 연예인이 사진 쫌 찍어서 인터넷에 올렸더니 사진작가라고 인물검색에 뜨는 세상이니 이거 한두 가지 분류로 나눌 수가 없다는 거지~. 머리 나쁜 나 같은 놈은 정리가 잘 안 되네. 여튼 사진작가의 범위가 졸라 넓어서 어디서부터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사진전공을 한 사람도 있고, 안 한 사람도 있고, 집에 돈이 드럽게 많아서 몇백 평 되는 스튜디오를 가지고 돈벌이하는 사진작가도 있고, 돈이 드럽게 없어서 몇백 평 되는 스튜디오에서 돈 받고 일하는 사진작가도 있고, 돈 벌기 위해 닥치는 대로 행사 뛰는 프리랜서도 있고, 돈 못 벌지만 주구장창 예술사진 찍으러 다니는 사람도 있고, 전속으로 기업이나, 관공서에 소속되어서 사진 찍는 작가도 있고, 입에 풀칠하려고 행사고, 예술이고 머든 다 뛰지만 그래도 예술을 하고 싶은 나 같은 놈도 있고, 협회 들어가서 열심히 돈 내고, 상 받고, 교육 듣고 쯩! 하나 받아서는 작가라 말하는 사람도 있고, 유명한 사진작가가 모집하는 강좌에 돈 무지 내고 모임 하나 만들어 사진집 하나 내고 데뷔하는 사람도 있고, 헉헉, 또 머가 있냐??? 여튼 무지 무지 종류가 많다는 거지. 근데 이 중에 상위 2%를 제외하고는 다들 먹고 살기가 힘들어! 젠장! 2012년 문화예술인실태조사를 살펴보면 100만 원 이하 사진작가의 비율이 79%야. 나머지 21% 중에 200만 원 넘는 사람은 몇 프로나 될까??? 난 저 79% 속에 살아가고 있고, 닥치는 대로 일이 들어오면 살아가는 하루살이 인생인 프리랜서는 항상 불안정한 생활에 허덕이고 있다구!
요즘은 증명사진도 지들이 찍어서 지들이 인터넷으로 인화하는 세상이니, 이건 머. 사진관이라는 간판 볼 수 없듯 옛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그냥 니들이 다 잘난 세상이야! 아이~ 씨! 누가 보면 나보고 그라겠지, 병신 육갑떨고 있다고. 그래 나 육갑이다 ㅠ.ㅠ 손가락 쫄쫄 빨아먹고 있는. 그러닌까! 친분을 가장해서 사진 공짜로 또는 싸게 찍어달란 말 하지 마란 말이야!!!
사진작가라고 다 같은 사진작가는 아냐!
요즘은 다들 그렇지만 지 잘난 줄 아는 작가들이 너무 많아! 최민식, 배병우 같은 작가들 사진보다 지가 잘 찍는다느니, 사진이 어떻다느니. 무지 잘났어요. 근데 요즘은 또 무지 큰 대형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서 무지 크게 인화해서 벽면 전체를 덮어 버리고 그게 무슨 최고의 작품인 냥 떠들고 다녀. 좋은 카메라로 해상도 좋고, 화질 좋으니 크게 인화해서 걸면 일단 크니까 사람들이 우와~ 해준다는 거지. 이건 머 돈으로 처바른 블록버스터 영화도 아니고 결국 돈으로 현혹하는 예술 사진이 되고 있으니 말야. 대형 사진으로 승부하지 말고 작아도 감동 있는 사진을 쫌 찍어 보라구! 그리고 요즘은 참 여행 다니는 작가들이 많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같은 제3세계를 가서 무지하게 사진들을 찍어대시더라고! 근데 이건 머 유행도 아니고, 너도나도 찍으러 다니시니. 참 이상해. 그렇게 찍은 사진들은 측은함과 미안함으로 무장해서는 전시장에 걸리고, 그걸 또 사고, 또 찍고, 또 사고. 꼭 우리보다 못하다는 거 자랑해서 우리가 우위에 서려는 것 같아서 짜증이 나! 꼭 그런 곳에 가서 사진 찍어야 하는 거야? 그것 말고도 얼마나 세상에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말야. 사진작가는 말야! 찍는 자리가 어디냐에 따라 그 냄새가 난다는데 냄새나는 작가들이 별루 없어. 다들 돈 냄새만 나는 거 같구. 아 물론~ 돈은 벌어야지. 근데 돈을 벌면서도 쫌 가치 있는 일도 같이 하면 얼마나 좋아? 안 그래?
어느 작가는 그러더군.
“나에게 사진은 민중의 삶을 의식하는 것, 민중의 참상을 기록해 인권의 존엄성을 호소하고 권력의 부정을 고발하는 데 있다.”, “현실의 모순을 알리기 위해 가난한 서민들에 대한 사랑이 사진 속에 녹아들어야 한다.”라고 말야. 나도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ㅎㅎㅎ
(작은 코너)
[F씨가 추천하는 책]
사진가로 사는 법 / 저자 이상엽 / 출판사 이매진
1부 사진가의 노트, 2부 사서 고생하기, 3부 사진가가 사는 법으로 구성된 진짜로 리얼한 사진가의 삶을 알 수 있다! 사진가가 사진가를 인터뷰하는 3부는 정말 재미있고, 부산의 사진가 화덕헌 작가의 이야기도 나온다!
[F씨가 추천하는 영화]
뱅뱅클럽 / 감독 스티븐 실버 / 108분
‘수단의 기아’ 사진을 기억하는가? 퓰리처상을 받았지만 세상의 비난을 받았던.
포토저널리스트의 삶과 열정? 그리고 딜레마를 잘 보여주는 실화 바탕의 휴먼 드라마.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