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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기/38호(2012.06)

[초가삼간 일지라도]보수천, 삶은 역사가 되어 흐른다 [초가삼간 일지라도]보수천, 삶은 역사가 되어 흐른다 글 : 홍순연 amudo@hotmail.com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보수천, 삶은 역사가 되어 흐른다 어릴 적 물가는 놀이하는 장소이자 소통하는 장소였다. 마을 어귀에 있었던 우물과 빨래터, 개천은 생활공간으로서 우리 삶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더구나 이 물들이 바다로 흘러가는 부산이기에 이곳 부산 사람들에게 물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삶의 터전이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바다와 가장 가까이 접해있던 개천인 보수천은 구덕천과 합류하여 이루어진 하천으로 동대신동을 거쳐 검정다리(지금의 흑교 교차로)에서부터 남항으로 흘러가는 개천이었다. 개항 전만 하더라도 지금의 토성상가 주변은 바다였고, 일제강점기에는 보수천이 일본 거류민들의 식수원으로.. 더보기
[시부리다]용호동 [시부리다]용호동 글 : 박후기 hoogiwoogi@gmail.com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용호동 비탈에 들러붙은 집들이 바다로 뛰어들 것만 같았다 화물선들은 날마다 나라 밖으로 棺짝 같은 컨테이너를 실어 날랐고, 사람들은 갑판 같은 평상 위에 걸터앉아 숟가락으로 노를 저었다 용호동, 벼랑 가 텃밭에 절박하게 매달린 호박 한 덩이를 기억한다 하필, 벼랑 끝에 날 심어놓을 게 뭔가 바다를 향해 꿇어앉은 집들이 더는 떠밀리지 않겠다는 듯 모두 산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가끔 절벽 아래로 사람들이 뛰어내렸고, 바다와 바닥은 서로 다른 말이 아니었다 (부산 사람과의 대화) 부산, 하면 떠오르는 게 뭐가 있지? 그냥, 궁금해져서. 먼저, 자이언츠. 또? 롯데. 그 게 그 거지. 또? 갈매기. .. 더보기
[사이사이 사람사이]좋아요? 아니, 안 좋아요 [사이사이 사람사이]좋아요? 아니, 안 좋아요 글 : 윤지영 windnamu@hanmail.net ㅣ일러스트 : 이희은 eunilust@naver.com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 아니, 안 좋아요. 학부 2학년 아이들과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다. 강좌명은 ‘문장과 수사’이지만, 딱딱한 문장론 대신 ‘나를 찾는 글쓰기’라는 주제로 거의 매주 짧은 글을 쓰고, 함께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얼마 전에 다룬 주제는 ‘나의 이상적인 자아상’이었는데, 아이들이 제출한 과제는 흥미로웠다. 50명의 아이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열정적인 사람, 전문성을 갖춘 사람, 항상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 등등. 그러나 놀랍게도 80%의 아이들이 모두 하나의 모습을 꿈.. 더보기
[청년예술가 F씨] 이제는 좋아요!!! 피스!!! [청년예술가 F씨] 이제는 좋아요!!! 피스!!! 글 : 구태희 kttk199@gmail.com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좋아요!!! 피스!!! 멜랑꼴리한 맘으로 씨부렁거리는 F씨의 글로 인해 상처받는 당신의 맘은 지구인 누구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으니 꼴리는 대로 하시기 바람. 이 험하디험하고 팍팍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고통도 달게 받아들여야 할 때가 너무 많어. 그저 지구별 천국 지옥 널뛰기 F조에 배정된 나라라 인생공부 하기에 안성맞춤이라 위안해야 하는 거야? 우리는 그저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거야? 누가 말 쫌 해봐라! 그런 거야? 지난 총선을 보면 C부랄(불알이 아니다!)…. 그저 욕만 나온단 말이야.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도 대충 어찌어찌~ 요리조.. 더보기
[이수정의 문화체험 비스킷]백수들의 실험실, 생각다방 산책극장의 샹그리아 8일장을 가다 [이수정의 문화체험 비스킷] 백수들의 실험실, 생각다방 산책극장의 샹그리아 8일장을 가다 기획 : 이수정 likeit616@naver.com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백수들의 실험실, 생각다방 산책극장의 샹그리아 8일장을 가다 마츠모토 하지메는 그의 저서 ‘가난뱅이의 역습’에서 두 가지 삶의 방식을 언급했다. 1) 사회를 위해 고생이 되더라도 노력한다. → 세상이 나아진다 → 떡고물을 얻어 먹는다 : 우수한 노예가 되어 부자들을 먹여 살린다. 2) 하고 싶은 일을 한다 → 좀 곤란한 일에 부딪힌다 → 몸부림친다 → 어떻게든 된다. : 이거야말로 세상을 살아가는 일반적인 방식이며 삶의 정수이다. 어느 날 2)의 삶의 방식을 택한 두 여자는 “가난한 삶”을 실험하기 시작했고, 그 백수들의 실.. 더보기
[배우 박성진의 시골에서 호작질하기]봄, 거창에서 [배우 박성진의 시골에서 호작질하기]봄, 거창에서 글, 사진 : 박성진, 정영주 noraec@naver.com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봄, 거창에서 1. 도룡뇽 3월 말. 식목일이 오기 전에 어린 사과나무를 심었다. 삽으로 땅을 파다 보물을 캤다. 심봤다! 도.룡.뇽! 이제 막 겨울잠에서 깨거나 깰 준비를 하고 있던 폼이다. 행여 다칠까봐 장갑 벗은 손으로 흙 묻은 채로 보듬었다. 엊그제 또다른 도룡뇽을 본 물가에 갖다놓았다. 내 먹고 살겠다고 땅을 헤집어놓고 정작 땅주인들을 홀대했네. 우리는 멧돼지와 고라니가 상주해서 살다시피하는 우리 마을에서 가장 높은 산을 개간했다, 엉겹결에 마을 뒷산의 문지기가 된 우리. 이들과 더불어 잘 살아야 할 텐데...... 개간한던 첫날, 나무를 자르던.. 더보기
[푸지게 한 판]공자님 보이소, 여기 대동한 놀자 판을 [푸지게 한 판]공자님 보이소, 여기 대동한 놀자 판을 글 : 조혜지 esc2277@naver.com l 사진 : 이장수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공자님 보시라, 여기 대동(大同)한 놀자 판을! 수영야류/ 수영민속보존회 공연(4월 27일 토요일, 광안리 어방축제) 중요무형문화재 제43호. 현지에서는 야유(野遊)를 야류라고 부르며, ‘넓은 들판에서 노는 놀음’, 즉 ‘들놀음’의 한자어다. 제1 양반마당은 말뚝이(하인)가 양반의 이중인격을 폭로하면서 양반의 무능과 허세를 풍자한다. 제2 영노마당은 영노가, 자신이 양반이 아니라고 거짓말하는 양반을 잡아먹는다. 제3 할미·영감마당은 제대각시와 살림을 차린 영감과 본처인 할미가 싸우다가 영감의 발길에 채여 할미가 죽는다. 제 4마당은 사자춤 마당.. 더보기
[발바닥 만화]좋아요 [발바닥 만화]좋아요 박건웅 blog.naver.com/ppu21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더보기
[손바닥소설]하나도 안 좋지만 늠름한 이병욱 씨를 보라 [손바닥소설]하나도 안 좋지만 늠름한 이병욱 씨를 보라 글 : 배길남 rakesku@hanmail.net ㅣ 일러스트 : 유미선 http://blog.naver.com/qqwe80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하나도 안 좋지만 늠름한 이병욱 씨를 보라 오늘도 철수와 병욱은 박사장 네 호프집에 죽치고 앉아 야구중계를 보고 있는 중이다. 병욱이 전화기를 한참 쳐다보다 한숨을 내쉬고 담배를 입에 문다. “야, 이것 좀 봐라. 기분 나빠 죽겠다는데 뭐가 좋단 말이고?” 철수가 스마트폰의 페이스북 화면을 내밀며 병욱에게 말한다. 얼마 전 페이스북을 시작한 철수의 스마트폰 화면에는 ‘이병박 님 외 4명이 김철수님의 상태를 좋아합니다.’란 말이 적혀있다. “아, 그거 그냥 글 내용이 좋다는 거 아이가?”.. 더보기
[밑바닥인터뷰]거꾸로 서서 가던 길을 계속 가다 [밑바닥인터뷰]거꾸로 서서 가던 길을 계속 가다 비보이 오샤레 크루가 말하는 부산과 '진짜 힙합' 기획 : 신동욱 woogy0213@hanmail.net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 지난 5월 13일, 소위 ‘부산 춤꾼’들이 자주 모여 춤을 췄다는 용두산 공원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부산연등축제의 일환으로 열린 제5회 전국 비보이 5:5 배틀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몸을 풀고 있던 오샤레 크루. 5:5 배틀인데 대회장 주변에서 열댓 명의 멤버들이 북적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몇몇은 간간이 모자를 거꾸로 쓴 다른 이들이 지나가면 꼭 인사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포옹했다. 전국 각지의 비보이들과 친분이 꽤 돈독해보였다. 그럴 수밖에,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동안이나 활동했.. 더보기